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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433호

일본 기시다 총리 방한의 함의와 시사점

발행일
2023-05-15
저자
김태주
키워드
외교전략
다운로드수
412
  • 초록

      기시다 총리는 5월 7~8일 양일간 한국을 실무 방문하여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3월 우리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과 윤 대통령의 방일 이후 양국 정부는 각종 안보, 경제 대화를 재개했다. 서로를 화이트 리스트에 복귀시키는 절차를 진행하는 등 정부 간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협력을 위한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시다 답방을 △ 안보 현안 △ 한일 과거사 △ 정상회담 이후 남겨진 과제 측면에서 검토하고 이번 기시다 답방의 안보 함의와 과거사 논쟁의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첫째, 이번 기시다 방한은 한미 정상 간 핵 협의 그룹 창설을 합의한 워싱턴 선언 후 달라진 일본의 셈법을 반영하고 있다. 기시다의 방한은 워싱턴 선언의 한미 핵 협의체 창설을 계기로 한미일 핵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둘째, 기시다 총리는 방한 기간에 직접적인 사과 대신에 역대 정부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간접적인 사과를 택했다. 하지만 다가오는 G7 정상회담 기간 동안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함께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위치한 한국인 피폭자 위령 시설에 참배하기로 한 것은 기억의 연대로 양국 간 화해를 촉진하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이것은 기시다가 자민당 내 강성 보수파의 반발을 피하고 조용한 사죄를 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워싱턴 선언 이후 일본의 빨라진 셈법을 보면서 우리 정부는 한미 핵 협의체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건설적인 역할을 적극 유도, 활용하여 인-태 전략, 쿼드(Quad) 등과 통합적인 역내 다층적 다자안보 기구를 향한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단기적인 한일 협력의 결과들을 차곡차곡 쌓아 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낮추고 지속 가능한 화해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과거사 문제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히로시마 공원과 같은 기억의 연대를 하나, 둘 이어가고 신뢰와 화해, 협력이 가시화되면 사죄가 일본의 자존심과 이익에 반하지도 않고 우리에게 정책 실행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