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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325호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통해 본 북한의 신안보 대응 전망과 시사점

발행일
2022-01-18
저자
김호홍
키워드
한반도전략, 신안보전략
다운로드수
873
  • 초록

       북한은 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특별히 식량문제를 비롯한 경제정책과 코로나19에 대한 지속 대응을 강조하였다. 코로나19 방역을 국가사업의 1순위이자 최 중대사로 규정하고, 식량문제를 가장 비중 있는 의제로 다루었다. 대외정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것은 올해 국정운영 방향이 대외정책보다는 내치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며 그 가운데서도 특별히 먹는 문제 해결 및 코로나19 방역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올해 ‘무겁고도 책임 있는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북한은 신안보 용어 대신 ‘비군사적 위협’ 표현을 쓰고 있지만,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다양한  위협 관련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을 “단순한 방역사업이 아니라 인민 보위의 중대한 국가사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으며, 식량문제를 ‘가장 절박한 과업’으로 설정하였다. 자연재해 문제를 당 정책에서 ‘최우선적 중심과제’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사안들을 단순 위협으로 보지 않고 안보적 차원에서 국가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신안보 관련 김 위원장의 인식은 국가정책에도 반영되었다. 북한은 감염병과 식량, 기후변화 및 자연재해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① 중장기 계획에 따른 거시적 접근 ② 정보화와 시스템 구축을 통한 효율성 향상 ③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지난해 7월 유엔에 제출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를 위한 ‘자발적 국가검토보고서’(VNR)에 잘 담겨져 있다. 자연재해와 관련해서는 재난대응 인프라 구축과 나무심기 캠페인, 재해 위험관리에 대한 국제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식량문제는 종자생산과 과학농법, 새로운 땅과 간석지 개간, 기계화 추진, 유기농법 장려, 선진화된 농업기법 전수, 농업정보 시스템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보건 분야에서는 공중보건 부문의 물질적 토대 구축과 의료봉사의 질 개선 등을 핵심과제로 내놓았다. 

      전통안보 협력이 상대방을 적으로 보고 그로부터 오는 위협을 감소시키고자 하는 ‘負의 협력’(negative cooperation)이라면, 신안보 차원의 비군사 협력은 공동의 위협에 함께 대응하는 ‘正의 협력’(positive cooperation)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남북이 함께 상생과 협력의 시대를 열고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교류협력의 내용에서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김정은 위원장도 신안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북한 관료들도 신안보 문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현실적 진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신안보 분야 남북 협력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남북대화 재개시 신안보 의제를 최우선적으로 제기하고 상설 협의체로 장관급 ‘신안보 위협 대응을 위한 남북공동위원회’(가칭)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동 위원회에서 먼저 감염병, 기후변화, 자연재해, 식량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한 협력의 방향과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나아가 인구와 에너지 등 중장기적 이슈에 대한 협력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