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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283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국제정치적 함의

발행일
2021-08-18
저자
박병광
키워드
외교전략 아프가니스탄, 제국의 무덤, 미중경쟁, 지정학, 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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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4
  • 초록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세계는 바이든이 외치던 ‘미국의 귀환(America is back)’이 아니라 '탈레반이 돌아온 세상'을 목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든이 미군 철수를 강행한 데에는 첫째, 바이든의 오래된 소신의 결과라는 점 둘째, 미국의 전략적 정책 전환이 맞물린 야심찬 결정이라는 점 셋째, 내년의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한 고려가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따른 이 지역의 혼란과 불안정은 미국의 정치·군사적 능력과 리더십에 대한 외부세계의 불안 및 신뢰 저하를 야기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국내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신드롬’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나아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미중 패권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국제정치의 측면에서 몇 가지 함의와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것은 첫째, 지정학적이고 지전략적인 차원에서 21세기적 재해석의 필요성과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둘째,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미국이 규정했던 테러리즘의 정의와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은 테러리스트를 보호하거나 테러리스트와 연대했던 세력이 정권을 전복하고 정부를 수립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단지 군사적 철수(pull out)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가 약화되거나 또는 반대로 부활하는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넷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더 이상 미국이 외국의 내분에 미군을 끝없이 파병하는 것은 국내적으로 수용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점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미국 국익판단의 가변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바이든식의 ‘미국 우선주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70년 가까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에게도 동맹으로서의 책임과 역할 그리고 군사주권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