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보고서는 최근 중일 갈등 현황과 일본의 대중국 정책에 내재된 전략적 의도를 분석하고, 향후 중일 관계 전망과 이에 따른 한국의 외교·안보적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 중일 갈등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일본의 방위력 강화, 중국의 경제적·외교적 대응이 맞물리면서 미중 전략경쟁과 동북아 안보질서 재편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을 ‘중요한 이웃 국가’로 규정하고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인도·태평양 전략 강화와 방위력 증대, 인도 등 역내 국가들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중일 관계의 전면적인 개선보다는 일정 수준의 갈등을 유지, 관리하면서 이를 국내 정치적 리더십 강화와 일본의 전략적 자율성 및 역내 외교·안보 리더십 확대에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일본의 대중국 견제와 역내 역할 확대는 동맹국의 안보 역할과 책임 확대를 요구하는 미국의 동맹 전략과도 이해관계를 공유한다.
따라서 중일 관계의 본격적인 개선은 단기간 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중국과의 갈등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관리하면서 국내 정치 기반을 강화하고, 미일동맹을 활용해 역내 외교·안보 리더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제적 상호의존과 지역적 긴장 관리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제한적인 대화와 관계 관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한국은 중일 갈등을 단순한 양자 갈등이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과 일본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 미국의 동맹 재편이 결합된 지역 질서 변화의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카이치 정부의 한일협력 강화 의지를 활용해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을 발전시키는 한편, AI 산업과 공급망 등 한국의 경제·기술적 강점을 외교·안보 전략과 연계해 독자적인 지역협력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한국은 중일 갈등과 미중 경쟁의 수동적 영향권에 머무르기보다 동북아의 안정과 번영을 주도할 수 있는 독자적 외교·안보 및 경제 비전과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