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이번 방한은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 합의사항의 후속 이행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북중관계 복원 이후 한반도 전략에 대한 중국 정부의 미세한 조정을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왕이 부장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과 ‘정치적 해결’, ‘건설적 역할’을 어떠한 수준으로 구체화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이와 함께 대만 문제와 ‘하나의 중국’ 원칙, 중일 갈등 속 한국에 대한 중국의 메시지, 청년·인문 교류와 경제협력 확대, 서해 구조물·한한령 등 미해결 현안의 진전 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북중관계 복원으로 확대된 중국의 대북 소통능력을 한반도 위기관리와 대화 재개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당사자들 간의 대화’에 중국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중국이 강조해 온 ‘정치적 해결’과 우리 정부의 평화구상을 연계함으로써 한중 간 협력의 공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비핵화 논의를 거부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궁극적 목표로 견지하되,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우선 중단시키고 이를 핵 동결·감축과 대화 재개로 연결하는 접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경제·과학기술·공급망 등 실질 협력을 확대하고, 특히 청년·학술·문화·관광 등 인적교류를 활성화하여 한중관계의 사회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서해 문제와 한한령 등 갈등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상급-장관급-차관급-국장급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전략 소통체계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방한을 향후 이어질 주요 정상외교와 연계하여 한중관계의 안정적 발전과 한반도 정세 전환을 위한 새로운 외교적 모멘텀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