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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518호

‘한국-쿠바’ 수교의 함의와 시사점

발행일
2024-02-23
저자
김종원
키워드
한반도전략, 외교전략
다운로드수
444
  • 초록

      지난 2월 14일 한국과 쿠바가 전격적으로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오랜 기간 외교관계가 단절되었던 쿠바와의 수교는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쿠바’ 수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가치 외교에 기반을 두고 꾸준하게 외교 지평을 확대한 귀중한 결실이다. 또한, 정부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한국 대중문화도 민간 차원 교류의 핵심적 가교 역할을 하며 한몫했다. 반면 ‘한국-쿠바’ 수교는 쿠바와 형제국으로 알려진 북한에 큰 상처를 주었다. 먼저 김정은이 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표방한 대남전략과 통일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인 ‘적대적 두 국가론’이 쿠바에 한국과의 수교 명분을 추며 북한 외교의 체면을 구기게 했다. 또한 북한 대외전략의 핵심인 반미주의와 비동맹운동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면서 북한 외교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교적 고립 국면에 처한 북한에 ‘한국-쿠바’ 수교는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강한 반발을 보였던 ‘한소 수교’나 ‘한중 수교’보다도 정신적으로 더 심한 손상을 입은 것 같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체제 내부 결속의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고, 쿠바와 형식적인 수준에서 외교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쿠바’ 수교 사실을 함구하고 지나갈 것 같다. 쿠바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선택에 윤석열 정부는 쿠바와 중장기적 관점에서 협력 기반을 조성하고 우호적 관계 증진 방안을 모색해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외교 외연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외교적 선택지가 점점 좁혀지는 국면에서 중·러·북 밀착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미·일 협력 구도를 더욱 견고하게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