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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인민회의 12기 3차회의 이후 장성택의 부상과 후계문제

등록일: 2010-07-02 발표일 : 2010.07.01 출처 : <통일한국>

이기동 책임연구위원

 

  북한은 지난 4월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2차 회의를 개최한지 2개월 여 만인 6월 7일 3차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러한 이례적 정치 행보는 시기적으로 천안함 사건과 맞물려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북한헌법 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 휴회 중의 최고주권기관”(제112조)으로써 굳이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지 않더라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통해 주요 국가업무를 심의하고 승인할 수 있다(제116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것은 헌법이 정한 최고인민회의의 고유 권능인 “국방위원장의 제의에 의하여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부위원장, 위원들을 선거 또는 소환“(제91조 7조)과 ”내각총리를 선거 또는 소환“(제91조 9항) 조항에 따른 것이다. 김영일 총리의 소환과 최영림 신임총리의 임명, 장성택 국방위원의 부위원장 승진은 바로 이런 법적 근거에 기초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제12기 3차 회의는 시간적으로는 이례적이지만 절차적으로는 정상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제12기 3차 회의 결과, 신임 최영림 총리 임명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승진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권력이양기 핵심 권력엘리트의 교체 및 변동은 후계체제 구축과의 연장선에서 착목하고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최영림 총림의 임명은 앞으로 북한의 경제정책 노선이 국가계획(보수노선)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영림은 김일성 시대 서기실 책임서기, 정무원 부총리를 맡아 국가계획에 충실한 전형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북한은 남북관계의 단절, 북미관계의 교착, 그리고 북중관계의 변동 움직임 속에서 적어도 2012년까지는 자력갱생에 기초한 내부예비와 노력 총동원 방식으로 경제난을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국내외 여건상 불확실하고 다소 위험부담이 따르는 개혁노선보다는 보수노선을 추구하는 것이 후계체제 구축을 위해 보다 안정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는 김정일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최영림 자신도 위험한 개혁노선보다는 안정적인 보수노선을 추구하는 것이 자신의 안위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후계체제 구축과 관련하여 보다 분명한 조치는 장성택 국방위원의 부위원장 승진 임명이다. 주시하다시피, 장성택은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로서 당 행정부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실세 중의 실세이다. 장성택의 부상은 핵심 친인척으로써 후계자 후견그룹을 주도하고, 당 행정부장으로서 권력이양기 사회질서와 기강을 확립할 수 있으며, 국방위 부위원장으로서 군을 통제할 수 있고, 대중국 인맥관리를 통해 중국의 후원을 유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성택은 김정일로부터 부여받은 권능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장성택은 권력은 있으나 세력이 없는 ‘제한 실세’의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첫째, 북한은 수령과 수령의 후계자를 제외한 2인자를 용인하지 않는 권력구조의 속성을 갖고 있다. 70년대 초반 포스트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김영주(조직비서), 김성애(김일성의 妻이자 여맹위원장), 그리고 김동규(부주석)의 몰락은 좋은 예이다. 둘째, 장성택은 두 차례의 ‘철직’(직위 해제)과 ‘혁명화’(사상 개조)를 경험한 사람으로 권력내부에서 ‘세도가’ 또는 ‘야심가’로 낙인받는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북한은 다른 핵심 엘리트들이 장성택에 대한 견제와 감시수단을 동원해 언제든지 장성택의 언행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밀고할 수 있는 엘리트 구조를 갖추고 있으므로 장성택의 활동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제약 속에서 장성택은 자신의 세력화를 꿈꾸기 어려우며 엘리트들 역시 장성택에게 줄을 서는 것이 위험한 도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장성택은 자신이 2인자로 비쳐지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장성택의 부상을 섣불리 ‘2인자’로 해석하거나 ‘김정은-장성택 투톱체제’로 규정하는 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제한 실세’로서 장성택의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장성택은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김정일의 갑작스런 권력공백시 과도관리자, 권력이양기 권력누수 방지자, 후견체제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장성택은 ‘준비되지 않은’ 후계자와 각종 현안 및 사업에 대해 긴밀한 협의 절차를 거쳐 김정일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장성택의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두 가지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장성택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능과 역할 만큼 책임과 부담도 크게 느낄 것이다. 그래서 2012년 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조급성에 빠질 수 있다. 예컨대, 장성택은 외자유치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 북한의 대내외 여건상 외자유치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둘째, 장성택은 자신의 권능과 역할이 증대할수록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후계체제의 안정적 구축이라는 토끼사냥을 무난히 수행한 개가 주인을 물을지도 모를 때 김정일 위원장이나 후계자에 의해 ‘먹이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선왕조 개국에 공헌한 정도전과 하륜 등이 왕조체제의 안정을 위해 토사구팽 당한 것처럼 비슷한 역사적 사례는 허다하다. 혹여 장성택이 수양대군의 꿈을 꿀지 모른다는 일각의 전망은 바로 이러한 권력의 생리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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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최고인민회의 후계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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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제목 발표일 출처
96 새로운 남북관계 패러다임과 상생공영의 대북정책 2010.07.07 민족통일협의회
95 최고인민회의 12기 3차회의 이후 장성택의 부상과 후계문제 2010.07.01 <통일한국>
94 한중일 정상회의 평가와 한국의 과제 2010.07.01 월간 <북한>
93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 2010.06.18 세미나 발표
92 천안함 사태 이후 동북아 정세의 평가와 전망 2010.06.10 평화재단
91 최근 북한군 승진인사 분석 2010.06.01 월간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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